[국내100]장기하와 얼굴들 [별일 없이 산다] (2009)
월요일, 8월 30th, 2010
‘싸구려 커피’가 그려낸 현실 풍경과 한 청년의 초상은, 말하자면 주변적인 감수성의 재현이고, 고단하고 비루한 우리의 현실에 대한 은유인 셈이다. 때문에 각기 다른 이유로 여러 세대들에 의해 지지되었는데, 소박한 포크 록 사운드에 맛깔스러운 구어체와 시적 어법을 오가는 ‘싸구려 커피’의 ‘찌질한 백수’의 감성은 ‘별일 없이 산다’ 또는 ‘느리게 걷자’를 통해 자조 섞인 독백과 자의식적인 선언으로 교차된다. 이는 무엇보다 눈뜨고 코베인(리더 깜악귀)에게 영향을 받은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90년대 후반 ‘한국 록 계보 찾기’의 어떤 계승으로도 보이는) 과거 유산의 호명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이 중요할 것이다. ‘아무것도 없잖어’는 투박한 배철수(송골매)의 창법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삼거리에서 만난 사람’은 나긋하고 부드러운 김창완(산울림)을, ‘나를 받아주오’의 능청스러운 보컬은 송창식을 연상시키며, 기타 및 선율 등의 운용에서는 신중현의 영향도 느껴진다.
직설이 아닌, 풍자와 익살에 의해 유도된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풍자적 가사(‘아무것도 없잖어’), 유들유들한 ‘뽕끼’ 섞인 음조(‘나를 받아주오’), 촌스럽고도 우스꽝스러운 백업 보컬과 ‘안무’까지. 물론 이들의 파장에 대해 이른바 ‘엽기’ 코드와 UCC를 오가는 인터넷 문화의 수혜는 물론, 일종의 ‘학벌 프리미엄’과 ‘엘리트의 지적 향수’, 그리고 그들과 인디 씬에 대한 언론의 과잉 조명 등이 개입했다는 혐의를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앞서 지적한 사실에 덧붙여 ‘인디’ 씬에 몸담고 있는 록 ‘스타’로서 두 가지 대조적인 장을 능란하게 오가는 이들(과 붕가붕가레코드)의 시도는 평가되어야 마땅하다.

















